HBM이 가른 반도체 패권: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첫 추월과 삼성전자 재평가 조건
January 30, 2026
2026-01-30 기준,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(전사 기준)의 연간 영업이익을 추월한 역사적인 사건과 그 배경, 그리고 향후 전망을 다룬 종합 리포트입니다.
🔑 1. 핵심 요약 (Key Points)
- 역사적 패권 교체: 2025년 연간 실적 기준, SK하이닉스(영업이익 약 47.2조 원)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삼성전자 전사(영업이익 약 43.5조 원) 실적을 추월하며 '반도체 2등'의 꼬리표를 떼고 메모리 산업의 수익성 1위 기업으로 등극했습니다.
- HBM이 가른 운명: 단순한 업황 회복이 아닌 기술적 격차(MR-MUF vs TC-NCF)가 승패를 결정지었습니다.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향 HBM3E 독점적 지위를 통해 50%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반면, 삼성전자는 HBM3E 퀄 테스트 지연과 레거시 공정의 낮은 마진으로 수익성 방어에 실패했습니다.
- 삼성의 재평가 조건: 삼성전자 밸류에이션 리레이팅(Re-rating)의 유일한 해법은 '턴키(Turn-key) 전략의 성공'입니다. HBM4 세대에서 메모리-파운드리-패키징을 일원화하는 삼성만의 강점이 엔비디아 등 빅테크의 제조 파트너십으로 이어질지가 2026년 주가 회복의 핵심 열쇠입니다.
2. 사상 첫 영업이익 추월: 숫자로 보는 '반도체 권력 이동'
2.1 2025년 실적 분석: '규모의 삼성'이 '수익의 하이닉스'에 무릎 꿇다
2026년 1월 29일 발표된 2025년 연간 실적은 한국 반도체 역사에 남을 변곡점이었습니다. SK하이닉스는 매출 규모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에 뒤지지만, 영업이익이라는 '실질적 과실'에서 삼성전자 전체(반도체+스마트폰+가전)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습니다.
- SK하이닉스: AI 메모리(HBM, eSSD) 수요 폭증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이 49%에 달했습니다. 특히 4분기에는 영업이익률 58%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습니다.
- 삼성전자: DS(반도체) 부문의 부진을 DX(모바일/가전) 부문이 일부 만회했으나, HBM 시장 실기(失期)와 파운드리 적자 지속으로 인해 전사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습니다.
2025년 연간 영업이익 비교 (단위: 조 원)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을 추월한 2025년 실적 비교
(주: 삼성전자 DS부문 이익은 2024~2025년 추세 기반 추정치 포함)
2.2 왜 '이익의 질'이 달라졌나?
과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'소품종 대량생산(Commodity)'이 핵심이었습니다. D램 가격이 오르면 모두가 돈을 벌고, 내리면 모두가 잃는 구조였습니다. 그러나 AI 시대에는 '고객 맞춤형(Custom) 메모리'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었습니다.
- SK하이닉스는 HBM을 '주문형 수주' 방식으로 생산하여 재고 위험을 없애고 가격 협상력을 극대화했습니다.
- 반면 삼성전자는 범용 D램 비중이 높아, 중국 메모리 기업(CXMT 등)의 물량 공세와 레거시 제품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.
3. 격차의 근원: HBM 기술 전쟁 (MR-MUF vs TC-NCF)
이번 실적 역전의 가장 결정적인 기술적 원인은 패키징 공정의 선택이었습니다. 이 하나의 결정이 지난 2년간 양사의 수율과 시장 점유율을 갈랐습니다.
3.1 SK하이닉스의 승부수: MR-MUF
- 기술 개요: 칩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여 굳히는 방식(Mass Reflow Molded Underfill)입니다.
- 장점: 열 방출 효율이 뛰어나고 공정 속도가 빨라 생산성(Throughput)이 높습니다.
- 결과: SK하이닉스는 이 기술을 통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가장 먼저 통과했고, HBM3 및 HBM3E 시장 점유율 약 57% 이상(2025년 3분기 기준)을 장악하며 독주 체제를 굳혔습니다.
3.2 삼성전자의 고전: TC-NCF
- 기술 개요: 칩 사이에 비전도성 필름을 끼우고 열과 압력을 가해 붙이는 방식(Thermal Compression Non-Conductive Film)입니다.
- 난관: 칩 적층 수가 12단, 16단으로 늘어날수록 필름 때문에 칩이 휘거나 열 배출이 원활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. 초기 수율 잡기에 실패하며 HBM3E 진입 시점을 놓친 결정적 원인이 되었습니다.
- 반격: 삼성전자는 HBM4부터는 공정을 개선하고 하이브리드 본딩 등을 도입하며 기술 격차 축소를 시도하고 있습니다.
4. HBM4 시대: 2026년 반격의 시나리오
2026년 현재, 전장은 HBM3E에서 HBM4(6세대)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. HBM4는 메모리 칩의 두뇌 역할을 하는 '베이스 다이(Base Die)'에 로직 공정이 도입되는 것이 핵심 변화입니다.
4.1 SK하이닉스의 전략: "적과의 동침"
SK하이닉스는 메모리 제조 능력은 최고지만, 로직 반도체(파운드리) 생산 능력이 없습니다. 이를 보완하기 위해 TSMC와 '원팀(One Team)' 동맹을 맺었습니다.
- 구조: SK하이닉스가 HBM 메모리를 만들고, 베이스 다이는 TSMC의 로직 공정을 사용하며, 최종 패키징(CoWoS)도 TSMC가 담당하는 구조입니다.
- 전망: 엔비디아-TSMC-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견고한 공급망은 2026년에도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.
4.2 삼성전자의 전략: "유일한 턴키(Turn-Key) 솔루션"
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메모리, 파운드리,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모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기업(IDM)입니다. 이것이 삼성의 마지막이자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.
- 원스톱 서비스: 고객사(엔비디아, 구글 등)가 설계도만 주면, 삼성 파운드리에서 베이스 다이를 만들고, 삼성 메모리에서 HBM을 쌓아, 삼성 패키징 팀이 최종 조립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습니다.
- 기회요인: 2026년 2월, 삼성전자는 HBM4의 엔비디아 공급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. 만약 턴키 수주에 성공한다면 공정 최적화와 물류 비용 절감 측면에서 TSMC-SK 연합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.
5. 삼성전자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위한 3가지 핵심 조건
시장은 삼성전자의 PBR(주가순자산비율)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머무는 이유를 '기술 리더십 실종'에서 찾고 있습니다. 주가 재평가(Re-rating)를 위해서는 다음 3가지 조건이 2026년 상반기 내에 충족되어야 합니다.
① HBM3E/HBM4 엔비디아 공급 레퍼런스 확보
- 단순한 '퀄 테스트 진행 중'이라는 멘트는 더 이상 시장에 통하지 않습니다. "양산 공급 개시"라는 확정적 뉴스가 필요합니다. 특히 HBM4에서 경쟁사보다 먼저, 혹은 동시에 진입하여 점유율 30% 이상을 회복해야 합니다.
② 파운드리 수율 안정화와 대형 고객 확보
- HBM4의 경쟁력은 베이스 다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(4nm 공정 등)의 성능에 달려 있습니다. 삼성 파운드리가 퀄컴이나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의 신뢰를 회복하고 수율을 증명해야만 '턴키 전략'이 현실성을 갖게 됩니다.
③ 레거시(범용) 메모리 라인의 초격차 회복
-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해오는 DDR4, 보급형 DDR5 시장에서의 출혈 경쟁을 피하고, 1c 나노(10나노급 6세대) D램 등 선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. 이는 HBM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.
6. 미래 전망: 2026년 이후의 메모리 산업
SK하이닉스의 1위 등극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.
- SK하이닉스: 2026년 연간 영업이익 100조 원 시대를 바라보는 장밋빛 전망이 나옵니다. HBM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eSSD(기업용 SSD) 등 AI 서버용 스토리지 시장까지 장악력을 확대할 것입니다.
- 삼성전자: 2026년은 '생존을 건 추격'의 해입니다. HBM4에서의 승부수가 통한다면 다시 왕좌를 탈환할 잠재력은 충분합니다. 그러나 실패할 경우, 인텔처럼 '과거의 영광'에 머무는 기업으로 전락할 위기감도 상존합니다.
📚 7. 더 탐구해 볼 추천 주제 (Recommended Topics)
- HBM4와 하이브리드 본딩(Hybrid Bonding): 차세대 패키징 기술의 핵심인 하이브리드 본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율 경쟁에 미칠 영향.
- CXL(Compute Express Link) 메모리 시장: HBM 다음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AI 메모리 인터페이스인 CXL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준비하고 있는 반격 카드는 무엇인가?
- 중국 메모리 반도체(CXMT)의 부상: 중국의 D램 물량 공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레거시 제품 수익성에 미치는 구체적인 타격 분석.